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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육아휴직 24일차 - 아침운동 중

눈이 떠진다.

주방으로 가서 물을 한잔 마신다. 고개를 돌려 시계를 보니 새벽 6시.

싱크대에 올려놓은 스마트폰을 켜고 간밤에 인터넷은 별일 없었는지

포털사이트 뉴스 헤드라인만 눈으로 훔친다.

종종 들리는 커뮤니티도 들어가 보고, 웹툰도 조금 본다.

초점을 위를 올려 스마트폰 시계를 보니 6시 26분...

흐음... 슬쩍 뱃살을 만져보고 스마트폰을 끈다.

 

어제 세탁한 반바지와 나시티셔츠를 챙기고 화장실로 향한다.

잠옷을 벗어 화장실에 잠옷 두는 옷걸이에 걸고는 운동복으로 갈아입니다. 

그리고 다시 주방으로 가서 물을 한잔 더 마신다.

신발장으로 가다가 작은방에 들려서 스마트 와치를 찬다. 그리고 문고리에 걸린 마스크를 챙긴다. 어제 사용했던 마스크지만 잘 말랐다. 또 쓸 수 있겠다! 어서 코로나가 사라지길 잠깐 생각하며 운동화를 신는다.

 

현관문을 열면서 '찰칵' 소리가 난다. 혹시 이 소리를 듣고 가족들이 깨진 않았겠지? 하는 생각을 2초 정도 하고는 문을 최대한 조심히 닫는다. 운동삼아 계단으로 걸어서 내려간다.

 

나오기 전에는 귀찮았지만, 역시 나오고 나서는 '아! 오늘도 참 잘했어!' 하는 나 자신에게 작은 칭찬을 한다.

팔을 휙휙 돌리며 스트레칭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 당골공원으로 향한다. 잠시 멈추어서 발목도 돌리고 다리 스트레칭도 잠깐 하고 살짝 속도를 내어 달려본다.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는 참 힘들다. 호흡이 힘들어 콧구멍은 내놓고 달린다. 그러다가 사람이 보이면 다시 마스크를 올린다.

 

중앙공원으로 넘어가는 다리가 나오면 방향을 효자촌 방향으로 틀어 율동공원 방향으로 달린다. 와치를 잠깐 보니 오전 7시 조금 넘었다. 이른 시간이지만 아침운동하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분당천 시냇물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고개를 살짝 들어 어디까지 왔나 보니 나무들에 가려져있지만 양영 어린이공원의 스파이더 그물이 보인다. 이제 조금만 더 달리면 율동공원 도착하겠거니 하며 조금 더 달린다. 한쪽 마음은 걷고싶다고 하고, 한쪽마음은 율동공원까지 걷지 않고 끝까지 달려가자 한다.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려 다시 분당천의 시냇물 소리에 집중을 해본다.

 

다행히 율동공원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이 보인다. 서서히 올라가면서 도착점이 될만한 땅바닥의 금을 찾는다. 그리고는 금까지 헥헥되며 다 오르고는 걷는다. 

 

휴우~ 오늘도 해냈어!! 하는 심정으로 뿌듯하게 분당저수지 산책로를 걷는다. 걸으면서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본다. 

'어제저녁에 아내도, 딸도, 빵으로 간단히 먹었으니 아침은 밥을 해야겠다. 그러고 보니 어제 아내가 지나가는 소리로 밥새우 미역국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집에 가면 밥새우미역국을 끓여야겠다.

브런치에 글도 써보자. 잘 쓰고 싶어 차일피일 미루었는데 그러다가 못 쓰는 거 아닌가... 일단 쓰자.

잠옷에 구멍이 뚫렸던데 바느질도 좀 하자.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어서 읽고 독서노트 만들어야지.'

 

이렇게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분당천으로 향하는 출구가 나온다. 이제 어느 정도 쉬었으니 달려본다. 분당저수지에서 분당천으로 물을 공급해주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가족들의 아침식사가 늦으면 안 되니 다시 속도를 내본다. 이렇게 24일 차 휴직 중 아침운동이 마무리가 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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